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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아트 선구자' 슈리칭, 2024년 LG 구겐하임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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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아트 선구자' 슈리칭, 2024년 LG 구겐하임상 수상

2024년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 슈리칭. 사진=LG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 슈리칭. 사진=LG
LG와 구겐하임 미술관은 2024년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로 대만 출신의 현대 미술가 슈리칭(Shu Lea Cheang, 鄭淑麗, 1954년생)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상은 LG가 세계 미술계를 선도해온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과 함께 기술 기반으로 혁신적인 예술 활동을 하는 작가를 발굴·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했다.

슈리칭은 1979년 뉴욕대학교에서 영화학 석사 학위를 받은 이후 미국과 유럽을 주무대로 활동해 왔으며, 현재는 프랑스 파리에 거주 중이다. 그녀는 디지털 아트, 설치 미술, 영화 제작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 활동을 펼치며, 30년 넘게 VR(가상현실)·코딩 등 신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이어왔다. 특히 인터넷 기술 초창기인 1990년대에 '넷 아트(Net Art, 인터넷을 활용하는 현대미술 장르)' 분야에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그녀의 주요 작품을 통해 공상과학·인종·젠더 정체성 등을 다루는 대담함과 기술사회의 미래를 예측하는 주제의식을 드러냈다. 슈리칭의 대표작 8점은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MoMA), 뉴욕 휘트니 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LG가 세계 미술계를 선도해온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과 함께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예술활동을 펼치는 작가들을 발굴, 지원하기 위한 상이다. 수상자에게는 10만 달러(약 1역 3360만 원)의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된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선정한 LG 구겐하임 어워드 국제 심사단은 세계 곳곳에서 추천된 작가의 작품을 4개월 동안 심사한 결과 슈리칭을 선정했다. 심사단 측은 슈리칭에 대해 “특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실험적인 예술을 펼치며 디지털 시대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왔다”며 “슈리칭의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슈리칭은 “예술과 기술의 만남을 지원하는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현대 미술계에 매우 큰 의미”라며 “명예로운 상을 받아 앞으로의 작품 세계를 펼쳐 나가는 데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주제의 작품을 만들어 왔다.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작품 ‘3x3x6’은 소셜미디어와 CCTV 등 디지털 사회에서 항상 감시하고, 감시당하는 현대인을 다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공상과학, 인종, 젠더 정체성 등을 다루는 대담함과 미래를 예측하는 남다른 시야도 슈리칭 작품의 특징이다. 작가는 1990년대 후반 작품에서 이미 대체화폐, 블록체인, 바이오테크 등 미래 사회의 모습을 예견하기도 했다.

5명의 국제 심사단은 미국, 이탈리아, 남아공 등에 위치한 세계적 명성의 미술관 큐레이터, 아티스트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추천된 작가들의 작품을 4개월간 심사해 수상자를 선발한다. 나오미 벡위스(Naomi Beckwith) 구겐하임 수석 큐레이터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대표해 "현대미술계 선구자인 슈리칭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를 아우르는 탐구를 이어왔다"며 "LG와 함께 슈리칭의 활동을 후원하는데 큰 기쁨을 느낀다"고 밝혔다.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LG와 구겐하임 미술관이 지난 2022년 발족한 ‘LG구겐하임 글로벌 파트너십’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2027년까지 해마다 한 명의 아티스트를 선정해 시상한다. 지난해 초대 수상자로 선정됐던 AI(인공지능) 아티스트 스테파니 딘킨스는 자신의 작품을 LG의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대중에 공개하기도 했다.

슈리칭의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을 축하하는 행사는 오는 4월 2일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다. 또한 5월에는 슈리칭이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관객과 직접 만나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행사가 예정돼 있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