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5 15:32
에너지 비축(Stock)의 시대가 남긴 유산과 한계최근 이란 사태로 촉발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대한민국 에너지의 박동을 눈에 띄게 늦추고 있다.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를 겪으며 세계가 지속적으로 해온 질문은 "위기에 대비해 얼마나 많이 쌓아두었는가(Stock)?"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 안보란 합리적인 가격으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는 능력"으로 정의하며, 전략적 비축과 공급선 다변화를 핵심적 해법으로 제시해 왔다. 이는 에너지를 특정 장소에 저장해야 할 '자원'으로 간주하는 정적(靜的) 사고의 전형이었다.그러나 2022년 겨울,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의 밸브를 잠그는 순간 전2026.03.29 15:12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는 암전(暗轉)이 없어야 한다. 여기서 암전은 갑작스러운 정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필요한 전력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는 것, 가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는 것, 전력 품질이 불안정해지는 것—이 모두가 암전이다.에너지 전환이 산업의 심장을 멈추게 한다면, 그것은 성공적인 전환이 아니라 치명적인 단절이다.지금 세계는 수소·전력·AI라는 세 축이 맞물려 돌아가는 새로운 질서로 이동하고 있다. AI는 막대한 전력을 요구하지만, 기존 전력망은 한계에 도달했다. 이 거대한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다음 시대의 산업 경쟁력과 국가 안보의 향방이 결정된다. 수소는 그 한계를 보완할 에너지 저장2026.03.15 16:24
에너지 문제는 오랫동안 '에너지안보'라는 개념으로 설명되어 왔다. 에너지안보란 공급 중단이나 가격 급등 같은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 개념이 국제정치의 핵심 의제로 부상한 계기는 1973년 오일 쇼크였다. 중동 산유국의 석유 금수 조치로 세계 경제가 큰 충격을 받으면서 에너지는 단순한 산업 자원이 아니라 국가 생존과 직결된 전략 자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이후 에너지안보의 개념은 점차 체계화되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안보를“합리적인 가격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는 능력”으로 정의한다. 에너지 역사가인 다니엘 예긴2026.03.08 16:23
미·중 전략 경쟁, 에너지 공급망 재편, 기후위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에 국가 경쟁력은 더 이상 산업 정책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국토를 하나의 '거대한 투자 포트폴리오'로 본다면 어떨까. 그동안 국토는 주로 '균형발전'이라는 가치 중심의 언어로 다뤄져 왔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고, 소외지역을 지원하는 정책이 주를 이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홀대론이 나온 원인이다. 그러나 전략적 관점에서 국토는 혜택 분배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핵심 자산을 정밀하게 배치·운용해야 하는 포트폴리오다.해리 마코위츠(Harry Markowitz)의 포트폴리오 이론은,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들을 결합할수록2026.02.22 16:25
대한민국은 수출로 성장한 나라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섰지만, 그 수출의 동맥인 항로와 에너지 구조를 우리 손으로 직접 설계해본 경험은 거의 없었다. 전후 복구와 산업화의 파고 속에서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기에 바빴다. 원유와 LNG는 정해진 바닷길을 따라 들어왔고, 전력은 거대 발전소에서 중앙집중형 계통을 타고 수도권으로 일방향적으로 흘러갔다. 이 구조는 과거 고도 성장기에는 효율적이었으나, 21세기에 접어든 지금 그 효율은 오히려 국가의 발목을 잡는 취약점으로 변모하고 있다.이미 전력망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송전선 건설은 극심한 사회적 갈등에 가로막혀 있다. 글로벌 공급망 역시 전쟁과 제재2026.02.08 15:25
최근 공개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의 움직임은 실로 경이롭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인간의 신체 능력을 모방하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환경을 인식하고 복잡한 공구와 부품을 다루며 물리적 노동의 주체로 우뚝 섰다. 이제 공장과 물류 현장에서 사람의 팔다리를 대신할 로봇은 미래 공상이 아닌, 지금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 화려한 기술적 진격의 이면에는 대한민국이 직면한 등골 서늘한 현실들이 도사리고 있다. 합계출산율 0.7명대라는 전대미문의 ‘인구절벽’이다.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속도보다 사람이 사라지는 속도가 더 빨라질 이 기묘한 교차점에서 사람이 떠난 빈 공장에 로봇만 들여놓2026.02.01 16:11
대한민국 에너지 시스템의 ‘동맥경화’가 임계점에 다다랐다. 전기를 만드는 곳과 사용하는 곳이 일치하지 않는 현재의 중앙집중형 전력망은 물리적·사회적·경제적 한계에 부딪혔다. 동해안의 원전, 호남의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보내려는 송전망 건설은 천문학적 비용과 사회적 갈등으로 멈춰 섰고,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는 전력난 속에서도 인력 확보를 위해 수도권 입지를 고집한다. 이 모순의 돌파구는 ‘에너지 분권’이다.분산에너지는 단순한 전력 효율 대책이 아니라, 지난 60년간 고착된 대한민국의 산업지도를 다시 그리는 전략이다. 그동안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균형발전 정책이 추진됐지만, 생산과 고용을 유발하는2026.01.25 16:07
지난 칼럼에서 필자는 청정에너지가 ‘함께 가는 도덕적 여정’에서 ‘각자도생의 전략적 무기’로 변질되었음을 지적했다. 이 냉혹한 전장에서 서방 세계가 명분과 현실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동안, 침묵 속에 압도적인 속도로 질주하여 이미 결승선 근처에 도달한 거인이 있다. 바로 중국이다.2025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패널 공급망의 80% 이상, 리튬이온 배터리의 70%, 그리고 풍력 터빈 제조의 60%를 장악했다. 여기에 더해 미래 에너지의 패권이라 불리는 수전해(수소 생산) 설비 용량에서도 전 세계의 70%를 선점했다. 서구 언론들은 이를 ‘과잉 생산’이라 비난하지만, 국제정치학적 관점에서 이는 명백한 ‘에너지 영토 확장’2026.01.18 15:25
기후변화 대응은 오랫동안 국제정치의 공통 언어였다. 그러나 그게 부정되고 있다. 미국의 국제기구 이탈은 기후를 더 이상 최우선 가치로 두지 않겠다는 국가 입장의 표현이다. 파리기후협정 탈퇴 등 기후변화 대응을 전제로 설계된 청정에너지 전환의 글로벌 합의는 구조적으로 속도를 잃고 있다.에너지는 청정하고 접근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도덕의 영역에서 벗어나 권력의 영역으로 급격하게 이동하는 중이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향해 노골적인 관심을 보이는 명분은 안보와 개발이다. 그러나 자원 접근권, 군사적 거점, 북극 항로라는 전략적 이익의 결합이 실상이다. 기후위기에서 인류를 보호하겠다는 서사는 국제정치의 뒤로 물러났고,2026.01.11 17:16
"자원은 그 자체로는 축복이 아니다. 그것을 보유한다는 것은 국가의 역량을 시험하는 가장 혹독한 평가다."석유가 넘쳐나는 베네수엘라는 왜 경제 붕괴를 겪었고, 인구 500만의 소국 노르웨이는 왜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국가가 되었을까? 같은 자원을 가졌어도 어떤 나라는 번영하고 어떤 나라는 몰락한다. 그 차이는 지하에 묻힌 자원의 양이 아니라, 지상에서 그것을 다루는 국가의 능력에 있다.베네수엘라의 몰락은 교과서적 실패 사례다.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이 나라는 2002~03년 국영석유회사 PDVSA 파업 이후 전문 인력을 대거 해고하고 정치적 충성파로 채웠다. 석유회사는 산업조직이 아니라 정치조직이 되었고, 2003년 도1
인도 잠수함 14조 '독일 독주'… K-방산, 기술 장벽 어떻게 넘나
2
XRP '589 코드'의 진실은?…엘리트의 암호인가 정교한 허구인가
3
"일본 없어도 된다" 삼성 파운드리 승부수… 국산 EUV 마스크 실전 투입
4
솔리드파워·삼성, ‘꿈의 배터리’ 동맹 강화… 전고체 실증 및 상용화 로드맵 가동
5
"칠레 잠수함 뚫었다" 한화오션의 '승부수'… K-방산, 남미 제패할 3가지 열쇠
6
삼성·애플 ‘배터리 고집’ 꺾였다… EU, 2027년 탈착형 설계 강제
7
SWIFT-리플, 적대적 경쟁 끝났다…글로벌 은행 60% '양다리' 융합 가속
8
아이온큐, 양자 컴퓨팅 '슈퍼사이클' 탑승...투자은행 "목표가 55달러"
9
테슬라 FSD 10년째 공수표… 하드웨어 한계에 뿔난 차주들 집단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