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15:15
한국 사회는 불신이 깊다. 사람들은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다를 것이라 의심하고, 언론이 사실보다 자기 진영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고 여긴다. 기업과 전문가는 자기 이익을 위해 말한다고 보고, 타인은 기회만 있으면 나를 이용할 수 있다고 경계한다. 종교 공동체도 예외는 아니다. 종교 지도자와 일반 신도, 보수와 진보는 상대의 말을 듣기도 전에 먼저 그가 어느 편인지부터 확인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안타까운 역설이 있다. 불신이 강한 사회일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신중하고 유연한 태도를 취할 것 같은데 사실은 단정적이고 강한 확신을 내세우는 지도자에게 끌리기 쉽다는 것이다. "내 말만이 진실이다", "우리 편만이 옳다", "의2026.09.01 13:22
동네슈퍼와 골목상권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름과 방식이 달라졌다. 그러나 대형 유통업체 확산 속에서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골목상권은 지역경제를 지키기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로 다뤄졌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이후에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이 점차 확대됐다. 시설 개선과 경영 현대화 등 자생력 함양에 치중했다. 소상공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경제주체로 바라보는 정책적 인식도 점차 자리를 잡았다. 2000년대 후반에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골목상권 진출이 사회적2026.09.01 11:38
주가가 흔들릴 때마다 기업이 꺼내 드는 자사주 매입 공시는 시장에서 즉각적인 환호를 받는다. 이제 한국 증시에서 '주주환원'은 상장사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성의이자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주주들의 적극적인 목소리가 맞물린 결과이기도 하다. 주주환원은 특히 대외 악재 등 증시 불확실성이 커질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실제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들이 자사주 매입을 비롯한 적극적인 주주환원 카드를 제시하면서 개별 주가는 물론 증시 전반의 하방을 지지하는 효과를 거뒀다. 다만 우려스러운 대목도 있다. 최근 시장을 들여다보면 많은 상장사2026.09.01 10:40
그동안 국내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낮은 주주환원율과 불투명한 자본 배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수준의 주주환원 카드를 잇따라 꺼내 들면서 ‘주주환원 경쟁’의 포문을 열어서다. 특히 이번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환원 규모가 커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는 한국 대표 기업들이 이제 성장의 과실을 주주와 나누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주주환원 규모를 약 90조~110조 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존 최대 규모였던 지2026.09.01 08:02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역대급 수주 호황을 맞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K조선의 경쟁력이 다시 인정받고 있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 호황을 마냥 반갑게만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운영하는 HD현대중공업이 최근 스스로 생산을 멈췄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7월 29일부터 사흘간 '안전 셧다운'에 들어갔다. 첫날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이후 이틀간 울산·군산조선소를 비롯한 전 사업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여기에 정기 여름휴가까지 겹치면서 8월 13일까지 약 2주간 조업이 멈추게 됐다. 이 기간 회사는 모든 공정의 위험성을 처음부터 다시 평가하고, 위험 요인이2026.09.01 00:00
김대호 박사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겸 경제연구소장 남미 대륙의 젖줄 오리노코강 유역 지하에는 인류 문명이 확인한 가장 방대한 양의 ‘검은 황금’이 매장되어 있다. 확인 매장량만 3,030억 배럴로 사우디아라비아를 크게 앞선다. 이 거대한 자원의 바다는 베네수엘라 민족에게 축복이 아닌 가혹한 역사의 형벌로 작용해 왔다. 천연자원의 풍요가 산업 다각화를 가로막고 제도를 부패시켜 종국에는 국가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간다는 이른바 ‘자원의 저주(Resource Curse)’를 이토록 처절하게 증명한 사례는 세계사적으로도 드물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확인 매장량 가운데 650억 배럴—미국 전체 원유 매장량의2026.08.31 20:00
신형 아반떼의 가격을 두고 말이 많다. 시작 가격이 2398만 원으로 기존 최저 트림보다 336만 원 올랐다는 숫자만 보면 비싸졌다는 반응이 나올 만하다. 하지만 이번 아반떼에서 더 눈여겨볼 것은 가격표보다 현대차가 엔트리 모델의 '최저선'을 어디까지 끌어올렸느냐다. 그전에는 낮은 시작 가격을 만들기 위해 기본 트림에서 안전·편의사양을 덜어내고 소비자가 상위 트림이나 옵션을 선택하는 방식이 익숙했다. 신형 아반떼는 반대다. 기존 스마트 트림을 없애고 10에어백, 첨단 운전자보조기능, LED 램프, 열선 스티어링휠 등 과거 상위 트림이나 선택 사양에서 제공되던 기능을 기본 사양에 대거 포함했다. 차체와 안전성·정숙성까지 높이2026.08.31 17:41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분기 말 기준 1095조5000억 원이다. 이 중 1개월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한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은 22조3000억 원 규모다. 1분기에만 2조 원 늘었다. 연체율도 지난해 말 1.86%이던 게 2.04%로 올라갔다. 자영업자 연체율로 따지면 2015년 2분기(2.08%) 이후 10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특히 저축은행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12.79%로 지난해 말의 11.95%보다 0.84%P 상승했을 정도다. 자영업자 폐업은 상반기에만 62만 건으로 역대 최다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연간 100만 건 안팎의 폐업 기록을 이어갈 전망이다. 자영업체의 연체율을 올리고 폐업으로 몰아갈 정도로 내수가 부진하다는 신호다. 고령층은 물론 일2026.08.31 17:38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중앙은행 연례 심포지엄 기조연설은 전 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을 모아놓고 연준의 금리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게 목적인 자리여서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잭슨홀 미팅에서 취임 후 첫 연설을 한 워시 연준 의장은 이런 관례를 깼다. 시장이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발언을 하나하나 액면 그대로 해석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한마디로 말수는 줄이고 목적의식은 강화한 연준을 만들기 위해서다. 연준의 선제적 지침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등장한 관례다. 워시는 정상적인 경제 상황에서 이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2026.08.31 10:22
내가 결혼식을 교회에서 했고 수십년 교회를 다녔고 교회에서 안수집사 임직을 받았고 그랬기 때문에 내가 예수쟁이라는 것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나는 충실하게 예배드리고 성경을 기준으로 살아가는 기독교인은 아니다. 단지 나의 신앙은 예수이고 나는 예수를 통해서 삶과 존재의 의미를 알았다는 것이다. 문화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또는 예수라는 존재를 빼버린다면 나의 정체성은 기독교보다는 유교 문화와 불교에 의해서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가족들의 신앙이 내게 미친 영향이 많지는 않았다.나는 단지 예수라는 존재에 대한 나의 경험으로 신과 나 사이에 예수를 존재시키고 사는 것이다. 내 생각에 지금까지의 종교는 조만간 없2026.08.31 10:11
황희 민주당 의원의 ‘폐버스하우스’와 김윤덕 국토부 장관의 ‘고시촌 하우스’, 용산공원 개발 논란은 청년주거 정책이 현실을 얼마나 세밀하게 반영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눈길보다는 안전성과 쾌적성, 지속 가능성이 우선이며, 청년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주거환경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의 수도권 공급 확대와 인허가 단축은 필요한 방향이다. 하지만 토지가 부족한 수도권에서는 정부 발표만으로 공급이 늘지는 않는다. 금융·세제·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지자체 반대를 무시한 무리한 사업을 줄여 민간 건설업체의 안정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수도권 23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결국 실행력이2026.08.31 00:00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의 강력한 신호를 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케빈 워시(Kevin Warsh)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강력한 통화 긴축 시그널을 던졌다. 시장 일각의 조기 완화 기대를 일거에 꺾어버리며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초강경 매파적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워시의 매파 발언에 뉴욕증시에서는 단기 금리가 급등했다. 주식시장도 출렁이며 월가가 일제히 패닉에 빠져들었다. 그동안 비둘기파로 알려져온 케빈워시의 느닷없는 매파 발언에 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완전한 매파로의 변신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워시 의장이 던진 텍스2026.08.30 14:38
mRNA를 활용한 환자맞춤형 암 백신이 최근 임상 3상을 통과했다. 임상을 마친 약물이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을 확률은 97% 정도다. 지난해 기준 임상 1상에서 FDA 허가까지 평균 성공확률은 8.2%다. mRNA 암 백신 임상 성공 소식의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개발 주인공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mRNA 기반 백신을 만들었던 모더나다. 머크와 합작해 개별 환자 맞춤형 치료제를 만든 것이다. 신약 개발은 고위험·고비용 산업이다. 후보물질을 발굴한 뒤 임상시험을 거쳐 허가를 받기까지 10년 이상의 기간에다 1조 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게다가 규제도 엄격하다. 유전자 조작 연구의 제한은 물론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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