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1 09:59
스포츠 경기에서 실제로 뛰는 것은 선수들이다. 팀 성적이 하락한다고 해서 선수들의 경기력만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전술을 짜고 선수를 기용하며 경기의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을 내리는 지도자의 판단도 검증대에 오른다. 팀 전체를 이끌 권한을 가진 만큼 결과에 대한 책임도 무겁게 묻는다. 국내 제약업계는 오너 일가가 주요 의사결정을 이끄는 기업이 적지 않다. 이는 신약 개발부터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결정에 오너의 판단이 강력하게 반영되는 구조다. 신약 출시에는 10년 이상의 연구개발 기간과 상상을 초월하는 투자비용이 필요한 만큼 기업의 단기 실적에 얽매이지 않는 오너의 결단은 강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오너의 결단이 언2026.07.21 00:00
[김대호 진단 반도체 기업 열전 ⑮ 문샷(Moonshot) ... 시진핑의 꿈과 실리콘밸리 침공 중국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개막식이 열린 세계엑스포센터의 대강당은 기묘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다. 수많은 인파가 운집했으나 장내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의 무게를 바꾼 것은 한 청년의 등장이었다. 옅은 미소를 띤 채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온 1992년생의 젊은 과학자, 바로 문샷 AI(Moonshot AI, 중국명 月之暗면)의 창립자 양즈린(Yang Zhilin) CEO였다. 그가 스크린을 향해 손을 뻗자 대형 디스플레이에 거대한 숫자가 찍혔다. '2,800,000,000,000'. 무려 2조 8,000억 개의 매개변수(Parameter)를 가2026.07.20 17:34
중대재해를 바라보는 기업의 시선은 여전히 사고 이후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사고가 발생하면 어떤 로펌을 선임하고, 어떻게 법률적으로 대응할지, 손실을 어떻게 최소화할지를 고민한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이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처벌'이 아니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기업이 얼마나 예방체계를 구축했는지를 묻겠다는 선언이다. 과거 산업안전보건법은 현장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중심으로 작동했다.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 관리자나 실무자가 책임을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은 접근 자체를 바꿨다. 책임의 중심을 현장에서 경영으로 옮겼다. 대표이사와 경영진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했는지, 충분2026.07.20 17:33
홈플러스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금융으로부터 2000억 원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확보하면서 파산을 피했다. DIP 집행 조건은 법원의 회생절차 연장과 주요 채권자들의 회생계획 동의다. 이후 과정도 만만치 않다. 부실 점포 구조조정과 무너진 물류 인프라를 복원해 이커머스 업체와의 영업 경쟁력부터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회생절차 재개보다 홈플러스의 수익성 회복과 지속 가능한 사업 기반을 확보할지에 더 주목하는 이유다. 법원의 자료를 보면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는 2조5059억 원이다. 청산가치 3조5816억 원보다 낮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사업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가 이루어져야 새로운 투자를 기대할 수 있2026.07.20 17:29
원화 가치가 이달 들어 4.27%나 상승했다.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상승폭이다.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한 데다 265억 달러 규모의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자금 유입 기대로 수출업체들이 가지고 있던 달러를 시장에 내놓은 결과다. 증시에서 외국인도 4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최근 코스피가 7000선을 내주자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릴 여지가 생긴 셈이다. 외국인이 지난 한 주 동안 사들인 국내 주식만 약 2226억 원 규모다. 주요국 통화 중 가장 약세였던 원화 환율은 달러당 1470원대까지 내려간 상태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달러당 원화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내려올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수출기업2026.07.20 16:29
인공지능(AI)이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스며들면서 보안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업들은 보안 강화를 위해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지만 역으로 그 AI가 해킹에 악용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 이러한 역설은 앤스로픽이 최근 공개한 '클로드 미토스(이하 미토스)' 모델 사태로 수면 위로 올랐다. 미토스는 단 13분 만에 전 세계 주요 정부기관과 금융사 30여 곳의 보안망 취약점을 찾아냈다.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만든 AI가 도리어 누구나 손쉽게 시스템 약점을 파고드는 강력한 공격 무기로 돌변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미토스가 던진 충격파는 AI 업계의 근간을 흔들었다. 그동안 업계는 인간이 미처 생각하지2026.07.20 16:25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자유주의 경제학의 거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가 그의 저서 《노예의 길》에서 한 말이다. 정부가 아무리 선한 의도와 숭고한 목적을 가지고 시장에 개입하더라도, 경제적 법칙을 무시한 정책은 결국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준엄한 경고다.1789년 프랑스 혁명 정부의 최고 권력자 로베스피에르는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우유 가격을 강제로 동결했다. 의도는 숭고했으나 현실은 참혹했다. 이윤이 남지 않게 된 낙농가들이 젖소를 도축해 고기로 팔아치우면서 우유 공급은 완전히 끊겼다. 서민을 위한다는 정책이 오히려 서민의 숨통을 조인 '선2026.07.20 00:00
[김대호 진단] 반도체열전 ⑭ ASML, 무소불위 '슈퍼 을'"갑보다 더 센 무소불위의 슈퍼을"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극자외선 노광광지 메이커 ASML의 별명이다. 엔비디아,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굴지의 반도체 기업들도 ASML앞에서는 고개를 숙인다. ASML은 반도체 미세 공정이 나노미터(nm) 단위를 넘어 원자 수준의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대체 불가능한 지위를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이 기업을 가리켜 '갑(甲)보다 더 센 을(乙)', 혹은 '무소불위의 슈퍼 을'이라 부른다. ASML의 출발은 소박했다. 1984년 네덜란드의 가전 거인 필립스(Philips)와 반도체 장비 제조사 ASM 인터내셔널(ASMI)의 50 대 50 합작 투자로 설립되었을 당2026.07.19 15:35
우리나라의 전력 사용량은 지난해 기준 549TWh(테라와트시) 내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순위로 따지면 7위다. 에너지 이용 효율을 나타내는 에너지원 단위도 OECD 평균(0.097)보다 1.7배 높은 0.165다. 한국의 2040년 전력 사용량은 지금보다 25% 정도 늘어난 694TWh에 이를 전망이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전력 수요에 따라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 외에 추가 원전건설까지 공식화한 이유다. 용인과 호남 반도체 산단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등에 필요한 전력은 30기가와트(GW)정도다. 하지만 잠재적인 수요까지 고려하면 2040년까지 50GW 이상의 전력이 더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향2026.07.19 15:27
반도체 공장은 국가 산업지형을 바꿀 수 있는 핵심 인프라 중 하나다. 투자단계에서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데다 24시간 전력과 용수 공급은 물론 고급인력의 유입조건인 물류와 정주 여건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웨이퍼 생산능력과 장비 규모를 산출하려면 글로벌 전체 시장의 수요와 가격부터 계산해 봐야 한다. 경기사이클에 따른 예상 가동률과 감가상각비는 물론 현금 흐름과 투자 회수 기간까지 계산할 수 있어야 투자 규모를 정할 수 있다.광주 군 공항 일대에 총 800조 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팹 4기를 짓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결정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취지는 인공지능(AI) 시대 메2026.07.19 15:24
우리는 지은 것을 허물고, 허문 자리에 다시 짓기를 반복하는 나라의 시민이다. 건설을 위한 창조적 파괴라고는 하지만 이제는 그 폐해가 너무 커서 모두가 깊이 성찰을 할 필요가 있다.물 관리를 보자. 상류 지역의 비점오염원 관리는 뒷전으로 미룬 채, 하류의 보(堰)를 열고 닫는 단기 처방만 반복해 왔다. 오염원 관리라는 본질은 외면하고 눈에 보이는 구조물만 탓하는 전형적인 본말전도다. 가장 청정해야 할 심심산천의 약수터 주변까지 상업시설이 무분별하게 잠식해 들어가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원전 문제도 다르지 않다. 원전을 당장 멈추고 폐쇄하라던 목소리는 불과 몇 년 만에 AI 시대의 데이터센터 급증과 전력 대란 앞에서 슬2026.07.19 13:21
밤 11시, 방문을 잠근 아이의 손끝에서 대화가 흘러나온다. 상대는 친구도, 부모도 아니다. 화면 속 캐릭터다. "오늘 있었던 일 얘기해도 돼?"라는 물음에, 캐릭터는 한 번도 지치지 않고 "당연하지, 다 들어줄게"라고 답한다. 아이는 그렇게 하루의 서운함과 불안을 캐릭터에게 쏟아낸다. 부모는 그 방문 너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 못한다.이제 이런 풍경은 특별한 아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들이 힘든 감정을 털어놓는 대상이 사람에서 AI로 조용히 옮겨가고 있다.이 변화를 국가 단위 통계로 처음 확인해준 것은 미국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 연구팀이다. 연구팀은 2025년 11월, 12세부터 21세까지의 청소년과 청년 10092026.07.19 00:00
[김대호 진단] 초격차의 승부사들 반도체 기업 열전 (13회) - 오라클(Oracle): 데이터 제국의 반격, 벼랑 끝에서 하이퍼스케일러를 꿈꾸다반도체와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문명의 전환점에서, 기업의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는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통제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이 주도해 온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 소프트웨어 공룡 오라클(Oracle)이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화려한 도전의 이면에는 주가 급락과 실적 부진이라는 차가운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오라클의 창업주 래리 엘리슨은 1944년 뉴욕에서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폐렴을 앓은 뒤 이모 부부에게1
日, 8600억 방어망에 美 무인기 띄운다… 韓 독자 기술 '맞불'
2
유럽 반도체 파산 뒤 넘긴 질화갈륨 기술, 벨기에 검찰에 덜미
3
83개월치 보너스 충돌… 마이크론 대만 파업 위기에 HBM 수급 촉각
4
월가 "마이크론 좋지만 SK하이닉스는 더 강력… AI 메모리 승자 하이닉스"
5
‘클래리티 법안’ 표결 눈앞…암호화폐 업계 vs 은행권 의회 로비 총력전
6
XRP 2120개면 상위 10%… 812만 지갑 양극화
7
KAI, FA-50 이어 KF-21로 유럽 공략…유·무인 복합체계 공개
8
A-10·Su-57·J-16 한 활주로 선 날…이집트 사막서 열린 K방산 수주전
9
발트해 품은 美 하이마스 9792억 베팅, 천무가 마주한 유럽 장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