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3 16:59
중대재해가 터지면 으레 안전관리자가 전면에 나선다. 그러나 붕괴, 구조 결함, 시공 오류, 품질관리 부실은 엄밀히 말해 기술적 사고다. 사람이 사망하는 순간 이 사고는 '안전사고'로 포장되고, 설계·시공·품질관리의 실패는 뒤로 밀린다. 기술 문제를 기술 문제로 직시하지 않으면 안전관리를 아무리 강화해도 사고는 반복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이 구조를 바꾸려 한다. 이 법의 핵심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표이사와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묻는 데 있다. "현장에서 사고가 났다"가 아니라 "회사는 사고를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가 질문의 중심이다. 기업이 안전 목표와 방침을 세웠는지, 전담 조직을2026.07.13 00:00
오늘날 전세계의 메모리 반도체를 석권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위대한 유전자는 누가 뭐래도 현대그룹 창업주 아산(峨山) 정주영 회장의 무모한 뚝심에서 시작되었다. 1983년 2월 23일 현대그룹은 자본금 100억 원과 직원 500명 규모로 '현대전자산업주식회사' 설립 등기를 공식 완료하고 법인을 출범시켰다. 이병철 회장의 삼성이 '2·8 도쿄 선언'을 통해 반도체 본격 진출을 전 세계에 알린 지 불과 보름 만에 감행한 정주영식 정면 승부의 선언이었다.그 당시 중화학공업과 건설, 자동차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정 회장이었기에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실리콘 칩 공장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것은 제조업의 무덤으로 들어가는 길"2026.07.12 16:30
안식년을 맞아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놀란 것은 '80세'가 더 이상 은퇴를 의미하는 나이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대학 총장, 기업 경영자, 공무원…. 한 시대를 이끈 사람들이 정년 이후에도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른 역할을 맡아 사회와 활발히 연결돼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오래 일한다는 데 있지 않았다. 익숙한 자리에 머무르기보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끊임없이 배우며 인생의 다음 장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번 연재는 일본에서 만난 이러한 시니어들의 삶을 통해 초고령사회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오래 일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오래2026.07.12 15:54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올해 3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게 한국은행의 전망이다. 5월까지 누적 흑자가 1413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흑자(1230억 달러)를 넘어선 데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6월에도 4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판단에서다.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나면 경제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수출이 늘면 설비투자는 물론 민간 소비에도 선순환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2.6%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 이유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은과 같이 2.6%로 전망치를 올렸다. 4월보다 무려 0.7%P나 올려 잡은 수치다. 내년 성장률도 2.5%로 제시해 한국 경제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2026.07.12 15:52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에만 8조3000억 원이나 늘었다. 5월에 늘어난 가계대출 9조3000억 원을 합치면 두 달 새 17조6000억 원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6월 6조5000억 원 늘어났던 것과 비교해도 큰 폭의 증가세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은 4조5000억 원이다. 한 달 새 5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3조7000억 원 느는 데 그쳤다. 5월의 5조3000억 원에 비해 증가 폭이 축소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직전에 증가한 거래량을 반영한 결과다. 주택매매 계약 후 두세 달 시차를 두고 담보대출이 집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당국이 관리하2026.07.12 12:00
세상에서 가장 참을성 없는 청자는 어쩌면 인공지능(AI)일지도 모른다. 아기가 거실 한쪽을 가리키며 뭐라고 옹알거린다. 옆에 놓인 AI 스피커(애플 아이폰의 '시리(Siri)'나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알렉사(Alexa)'처럼 말을 걸면 대답해주는 AI 비서)에게 노래를 틀어 달라고 조르는 중이다. 스피커는 반응이 없다. 아이는 다시, 조금 더 크게 옹알거린다. 여전히 침묵. 결국 엄마가 대신 말해준다. "이 노래 틀어줘." 스피커가 곧바로 응답한다. 이 장면은 그 집에서 수십 번, 수백 번 되풀이된다. 아이는 그 반복 속에서 하나를 배운다. 세상에는 내 말을 알아듣는 존재와 아무리 애써도 알아듣지 못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이 흔한 장면2026.07.12 10:00
인류는 언제부터 규제를 만들기 시작했을까? 적어도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상인들이 점토판에 거래 기록을 남기던 시절부터 규칙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유물이 있다. 기원전 18세기 바빌론의 함무라비 법전은 상품 거래와 채무 관계, 재산권을 규정했다. 로마제국은 도로와 항만을 운영하고자 수많은 행정 규칙을 만들었고, 중세 유럽의 길드들은 품질 기준과 영업 범위를 정했다.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는 순간부터 제도와 규제는 늘 함께 존재해왔다. 규제의 목적은 분명했다. 질서를 유지하고, 약자를 보호하며,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다. 시장이 커질수록 규제도 정교해졌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노동법이 등장했고, 금융시장2026.07.12 00:00
[김대호 진단] 초격차의 승부사들 "반도체 열전" ③ 도시바-키옥시아...일본의 승부수 ‘도시바-키옥시아’의 대반전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로 급격히 이동하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과 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사건이 일어났다. 일본의 낸드플래시 반도체 전문 기업인 키옥시아홀딩스(Kioxia Holdings Corporation)가 일본 제조업의 상징이자 오랜 기간 일본 경제의 절대 권력으로 군림해 온 도요타자동차를 제치고 도쿄증권거래소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하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시가총액 44조 엔을 돌파하며 1년 반 전 상장 당시와 비교해 기업가치가 50배 이상 폭등한 이 극적인 장면은 단순히 한 기2026.07.11 09:32
전 세계 인구 약 82억 명 가운데 축구를 직접 즐기는 선수와 동호인은 약 2억 5천만~3억 명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하는 팬까지 포함하면 축구를 즐기는 인구는 세계적으로 35~38억 명으로 추산된다. 5명 중 2명 꼴로 즐기는 스포츠다.로마 검투사에서 월드컵 스타까지로마 원형 경기장과 현대 월드컵 경기장은 시대는 다르지만 스포츠가 사회에 미치는 힘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들 이다.로마 원형 경기장은 황제의 권력과 제국의 위대함을 과시하는 정치 공간이었다. 검투사 경기는 시민의 관심을 모으고 황제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뛰어난 검투사는 명예와 특혜를 누리고 , 결국 황제와 권력이 만들어주2026.07.10 13:10
한국 경제는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 구조가 재편되며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 수출은 성장 동력이지만, 산업 의존도를 높여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 산업의 약화를 동반하며, 산업 간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특정 산업의 집중이 구조적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 중심 구조는 외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 취약성을 지닌다. 특히, 중국 의존도와 공급망의 위기는 경제의 변동성을 키우며, 단기 경기와 장기 전략을 분리하지 못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또한 기술 규제와 글로벌 경쟁 심화도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도체 성장에도 불구하고 낙수효과는 약화하고 있다. 제조업 성장 구2026.07.10 10:09
SK하이닉스가 마침내 미국 뉴욕 자본시장의 심장부인 나스닥(NASDAQ)에 입성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이번 상장은 공모 규모가 약 265억 달러 우리 돈 약 40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딜이다. 미국 증시 역사상 외국 기업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전체 기업공개(IPO) 기준으로는 스페이스X에 이은 역대 2위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공모 가격은 1DR당 149달러이었다. 이는 국내 코스피 시장의 본주 가격 대비 약 3% 수준의 프리미엄이 얹어진 가격이다. 월가 기관 투자자들이 한국 반도체의 기술력과 미래 가치에 전례 없는 강력한 베팅을 감행한 결과다. 이번에 조2026.07.10 07:30
자녀의 독립이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부모가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가족 간 금전 거래는 무조건 증여로 추정한다'는 국세청의 깐깐한 잣대 앞에 많은 분이 덜컥 겁부터 내곤 한다. 자칫 잘못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증여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세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철저히 대비한다면, 가족의 든든한 자금력을 세금 걱정 없이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두려움에 떨 필요는 없다. 이른바 '2억 1700만 원 무이자 차용'의 정확한 요건과 국세청의 칼날을 피하는 대처법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법이 허락하는 합법적 테두리, '연 1000만 원'2026.07.10 00:00
실리콘밸리에는 ‘젠슨 황 햄버거집’이 있다. 엔비디아 창업 초기 젠슨 황이 간부들과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던 레스토랑인 캘리포니아 산호세의 패밀리 레스토랑 '데니스(Denny's)'가 바로 그 역사의 현장이다. 이 유서 깊은 허름한 식당 구석자리는 전 세계 테크 거물들과 투자자들이 한 번쯤 거쳐 가는 성지가 되었다.1993년 단돈 4만 달러를 모아 이 식당에서 밤새 햄버거를 씹으며 삼차원(3D) 그래픽 칩 개발을 모의하던 세 명의 엔지니어 중 한 명이었던 가죽 재킷의 사내는 이제 전 세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의 명줄을 쥔 황제로 군림하고 있다.미국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복도는 전 세계에서 날아온 테크 기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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